(=ⓛㅅⓛ=) Apple-cat's cosy room

[Anti - 유비쿼터스] 2. 군대

여자로 태어나 가장 좋은 것은 ‘군대에 가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 그래도 군대는 알게 모르게 각각에게 특별한 의미로 다가오는 공간인 것 같다. 그래서 [Anti - 유비쿼터스] 의 첫 장식을 ‘군대’로 하고 싶었다. 뭐.. 군대에 가 있는 동생이 가끔 ‘누나 여기 말뚝박을까?’ 하면 내 가슴은 철렁 내려앉지만…

‘군대’ 하면 생각나는 것 세가지.

1. 위문편지

어렸을 때부터 무언가를 끄적대기를 좋아했던 나는, 위문편지 쓰는 것도 매우 즐겼다. 그런데 위문편지 내용의 대부분은 ‘?’였다. 나는 ‘누가’ 이 편지를 받게 될 지 무척 궁금했기에, 항상 ‘아저씨는 이름이 뭐예요?’, ‘아저씨는 몇살이예요?’, ‘아저씨는 엄마가 보고싶어요?’ 등 질문만 20개정도 적어놓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쓰면 두장은 거뜬히 넘는다. (글씨가 매우 큼) 뭐..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받는 사람은 참 황당한 편지임에 분명하나 그래도 ‘누가’ 받는지 궁금한 걸 어떡해? (자기위로 ㅋㅋ)

2. 남자 & 군대

내가 아는 남자들을 세 분류로 나눈다면

1) 군대에 너무 가기 싫어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찾는 유형
2) 남들도 하는 일이라며 싫어는 하지만 그냥 묵묵히 참는 유형
3) 군대에 대한 자랑스러움을 가지고 있는 유형

1) 군대에 너무 가기 싫어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찾는 유형

친구1 - 신검 전날 현광등을 세시간 이상 뚫어져라 보아서, 신검 날 면제 판정을 받았다.
그 후 한달 동안 요양을 취해야 했다.

선배1, 2 - 신검 한달전부터 술을 마구 마셔대 위에 빵구를 냈다. 결국 공익근무요원 판정 받음.
그 후 한명은 전철역에서, 다른 한명은 주차단속장에서 목격할 수 있었다.

선배3 - 의병이 되기 위해 열심히 사과에 주사를 놓는 연습을 했으나,
결국 의병이 되지는 못하고, 전문직을 살려 전산직(?)에 배치를 받았다.
처음 휴가 나올 때는 “난 전쟁나면 모니터 들고 뛰어야해” 했는데,
말년 휴가 나올 때는 “이제 마우스 돌리며 유유히 도망가면 되지” 했던 그 선배…

선배4 - 평소에는 집안이 빵빵한 걸 잘 몰랐으나, 후에 빽을 써 면제 판정을 받은 것을 알고는
무척 놀랐음. 근데 후배들한테는 ‘해병대 나왔다’고 자랑하고 다님.
나중에 군비리 관련자들이 줄줄히 쇠고랑찰 때, 매우 떨었다는 후문이…

선배5 - 열심히 공부해 의병이 되었으나, 군대가 너무 싫었던 그.
숲에서 ‘나무 쓰러진다’는 외침이 들릴 때, 나무가 쓰러지는 쪽에 가 납짝 엎드림.
결국 의가사제대함. ㅡㅡ; 지금도 비만 오면 허리 디스크가 재발한다고 함.

선배6 - 여자보다 더 이쁘게 생겨 군대 들어가면 고생 좀 하겠다고 놀림받던 선배.
입대한다고 환송식 해놓고 다음날 입영 연기함. 이것이 3번.
4번째 입대한다고 했을 때, 안믿으니 내 손을 끌고 이발소로 직행.
머리를 빡빡 미는 장면을 보여줌. 눈물 한방울과 함께.
원래 단발머리였음. (여자보다 더 잘 어울림 ㅡㅡ;)
안쓰러운 마음에 환송식을 다시 한번 했는데, 그 다음날도 입영 연기함.
5번째로 그 선배가 입대한다고 했을 때 믿지 않았더니, 결국 삐져서 입대해버림.
나중에 탈영함. ㅡㅡ; (이 선배에 대한 스토리는 무궁무진, 다음 기회에 또 쓸 기회가 있겠죠?)

2) 남들도 하는 일이라며 싫어는 하지만 그냥 묵묵히 참는 유형

- 대부분의 사람이 여기에 포함됨. 내 남동생 포함.

3) 군대에 대한 자랑스러움을 가지고 있는 유형

- 내 초등학교 친구 두명.
자기들는 해병대를 나왔다며 매우 자랑스러워함.
해병대 반지(선임들이 해준다고 함)를 하루도 빼놓지 않고 끼고 다님.
커플링보다 해병대 반지가 더 소중한 모양… ㅡㅡ;

해병대 나온 걸 자랑스러워 하는 것을 이해는 하나,
마치 자기가 특공부대나 FBI에서 근무했던 것처럼
과장하지는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음.

이 중 한명은 암벽타기가 취미. 그것도 부천 축구경기장 바로 뒤의 모형물에서 하는 것을 매우 좋아한다.

사실 진짜 산을 타는 것도 아니고. 그냥 모형물을 타는건데 재밌냐고 나는 항상 핀잔을 주지만, 그래도 굴하지 않고 주말이면 그곳으로 간다. 한번 응원오라고 재촉하지만, 가기는 싫다. 가면 이쁘고 어린 여자친구가 물과 수건을 들고 그 장소에 서있을 것이 뻔하기 때문… 또, “해병대에라고 다 물에서만 근무하는 줄 알지만, 사실은 육군들이 하는 것도 다 해야해… (후략)” 하면서 일장 연설을 풀어놓을 것임을 다 알기 때문이다.

3. ‘자기’를 잃어버리는 곳

며칠전 갑작스러운 동기들의 부름에 동기모임을 갔다. 그곳에 가니 전역한지 17일된 친구가 있더군…
아직 사회에 잘 적응하지도 못하고,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가득찬…
그 친구는 학사장교로 내 동생 바로 선임이였기 때문에, 학교 다닐 때도 내가 동생 좀 잘 봐달라며 가끔 아부를 했던 친구다.

그 친구가 하는 말..

“군대에서 나는 1소대장, 6소초장이었지. 그래서 윗 사람들은 나를 ‘1′ 혹은 ‘6′이라 불렀어. 밑에 애들은 나를 ‘중위님’이라고 불렀지. **란 이름은 어디에도 없었어…”, “근데, 어느 드라마 주인공 이름이 내 이름하고 같은거야. 그때 내가 얼마나 기뻤는지… 아무도 내 이름을 불러주지 않는데, 드라마에서는 누군가가 내 이름을 불러주고 있었어… 마치 ‘센과 치히로의 모험’에서 치히로가 된 기분이었어…”

그 친구의 말이 끝났을 때 친구들은 “에이~”라며 그냥 웃어넘겼지만, 나는 그럴 수가 없었다. 센과 치히로의 모험을 보며 나도 ‘내가 진짜 나인가?’라는 의문을 가졌었기 때문이다.

대학 재학 당시, 문예창작 수업을 듣다보면, 자신이 군대에서 쓴 글이라며 발표하는 사람들을 보았다. 또 몇몇 사람들은 내가 국문과라고 하면 “나도 군대에 있을 때 시 좀 썼는데…” 하기도 한다. 그때는 “왜 군대에 있는 사람들은 시나 소설을 쓸까?”라며 의아해했는데, 그 친구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그런 것들 모두가 “자기를 찾기 위한 노력”이었나보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 ‘군대’를 직접 경험해보지 않고 쓴 글이라 이상한 점이 몇군데 있겠지만, 너그러히 양해해 주시기를…
써놓고 보니, 군대에 대한 안좋은 편견만 잔뜩 써놓은 것 같네…
뭐… 찾으면 좋은 점도 있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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